반종 피산다나쿤 감독의 영화 <랑종> ! 겁쟁이 시사회가 따로 열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는 얼마나 무섭길래… 걱정하는 분위기, 에디터도 충분히 느끼고 있는 중입니다. 시사회로 본 사람들이 너무 무섭다고 난리던 랑종, 정말 그렇게 무서울까요?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생각보다 무섭지 않습니다! 곡성을 볼 수 있었다면 충분히 볼 수 있는 정도! 랑종 결말 해석, 스포일러, 감상후기, 무서운 장면 총정리해서 아래에 디테일하게 적어둘 테니 궁금하다면 확인하시길!
랑종 기본 정보
간단 줄거리 태국의 다큐멘터리 촬영팀이 이산 마을에 사는 ‘님’이라는 이름의 랑종(무당)을 취재하던 중, 님의 조카 밍이 신병으로 보이는 행동을 하는 것을 발견하는데요. 취재진은 대를 이어오는 신내림 현장을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밍과 밍의 가족의 취재도 겸하기로 합니다.
랑종 줄거리 (초반, 중반)
태국 사람들은 모든 것에 귀신이 깃들어있다고 믿는다.
다큐멘터리 촬영팀은 이산 지역에서 바얀신을 섬기는 랑종(무당)인 님을 취재합니다. 님에게는 결혼한 큰오빠 마닛, 결혼한 언니 노이가 있습니다. 님네 가문은 대대로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집안인데요. 원래 언니인 노이가 신병을 앓았지만 노이가 신내림을 거부하고 성당에 다니기 시작한 탓에, 님이 랑종이 되어 생활하고 있습니다.
님은 노이의 남편인 아싼티야 위롯의 장례식에 참석해 오랜만에 가족들의 얼굴을 보게 되죠. 님은 아싼티야 가문의 남자들이 대대로 불행한 최후를 맞았다는 이야기를 해 주는데요. 노이의 시아버지는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공장에 불을 질렀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자살했고, 아들인 맥은 오토바이 사고로 죽고, 이제 남편까지 암으로 죽었다며 노이를 불쌍히 여깁니다.
장례식 행사에서 노이의 딸인 밍이 술을 많이 먹고 고래고래 소리지는 것을 본 님은 밍의 상태가 어째 묘하다고 여깁니다. 밍이 장례식장 근처에 사는 봉사 할머니와 마주 보며 멍 때리거나, 이상하게 몸을 떠는 것을 본 님은 노이에게 밍의 상태에 대해 물어보지만 노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죠.
장례식이 끝난 뒤, 님은 언니의 집에 찾아가 밍의 방을 뒤집니다. 옷장 안에 귀신을 쫓는 강황을 매달아둔 것을 발견하지만 밍은 아무것도 이야기하려 하지 않습니다. 노이는 님 다음에 신내림을 받게 될 아이가 밍이라고 직감하고, 신내림을 피하기 위해 노력하던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슬퍼합니다.
그 후 밍에게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납니다.
갑자기 아이처럼 행동하더니 유아용 실내 놀이터에 들어가 다른 아이들을 밀치기도 하고, 늦은 밤 클럽에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 자신이 근무하는 인력사무소에 가서 잠들고, 다음날엔 많은 양의 하혈을 하기도 하죠. 몸이 자주 아프고 점점 핼쑥해져 각종 약을 처방받지만, 아무리 약을 먹어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라 영 일에 집중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보다 못한 상사는 밍에게 일을 그만두라고 하지만, 밍은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상사에게 소리를 지른 뒤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와버립니다. 일터에서 뛰쳐나온 다음날. 밍은 마치 전날의 기억이 없는 듯 자연스럽게 출근하고, 당연하게도(?) 쫓겨나고요. 상사는 취재진에게 밍에 대한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밤중에 자꾸 물건이 사라져서 카메라를 설치했는데, 밍이 허구한 날 밤에 남자를 사무실로 데리고 왔더라는 것.
밍이 자살시도를 해 크게 충격에 빠진 노이는 님에게 내림굿을 해달라 부탁하지만 님은 거절합니다. 밍에게 씐 것이 바얀 신이 아닌, 다른 무언가인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 참다못한 노이는 밍을 데리고 다른 무당을 찾아가 굿을 시도하는데, 그 장소에 님이 찾아와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길길이 날뜁니다. 그리고 그 난리 통에 밍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리고, 딸을 잃은 노이는 앓아눕게 되죠.
님은 밍을 찾기 위한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마닛에게 밍의 오빠였던 맥이 죽은 진짜 이유를 캐묻습니다. 맥 아싼티야의 진짜 사인은 자살이었던 것, 자살한 이유는 맥과 밍이 사랑하던 사이였기 때문이라는 것이 님으로 인해 밝혀집니다.
맥의 영혼이 밍을 데려가기 위해 수작을 부리는 것이라 예상한 님은 밍의 방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밍이 빙의된 상태로 여기저기를 떠돌며 주워온 걸로 보이는 더럽고 냄새나는 쓰레기들을 모아, 맥이 목을 맨 장소로 가져갑니다. 님은 그곳에 밍이 모은 쓰레기들을 설치해 두고 오랜 시간 기도를 드립니다. 노이도 적극적으로 님과 함께 바얀 신에게 제를 올립니다.
랑종 줄거리 (후반, 결말)
오랜 시간 기도를 드려 결국 님은 답을 찾아냅니다. 밍을 꼬여낸 건 맥이 아니었으며, 아싼티야 가문에 대대로 전해내려오는 저주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죠. 님이 밍을 찾아낸 곳은 아싼티야가 사람 중 하나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불을 질렀다가 쫄딱 망해버린 폐공장 건물 안이었습니다.
구조되어 겨우 집으로 돌아온 밍은 이제 사람 같지 않습니다. 얼굴색이 검어지고 밥을 먹지 않으며, 눈의 초점이 풀려 있는 데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삼촌을 덮치려고도 합니다. 밍은 자신에게 퇴마 의식을 시도하는 님에게,
“노이가 네게 자기 대신 신내림을 받게 하려고 온갖 짓을 한 것을 알고 있느냐”, “네 안에 있는 게 정말 바얀 신 같으냐"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노이는 님에게 미안해하지만, 님은 애써 마음을 가다듬죠.
자신의 힘 만으로 부족하다 느낀 님은 퇴마사 싼티에게 밍을 데려갑니다. 싼티는 현재 밍 안에 온갖 악령들이 빙의되어 있다고 말해줍니다. 아싼티야의 조상 중 하나가 학살을 벌였으며, 그 피해자 중 하나가 아싼티야 가문에 저주를 내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 줍니다. 밍이 폐공장에서 지내는 동안 짐승, 벌레, 나무의 혼까지 모두 밍 안에 들어간 것이죠. 싼티와 님은 밍을 위해 폐건물에서 큰 규모의 퇴마의식을 치르기로 결심합니다.
퇴마의식 일주일 전, 님은 자신의 사당에 제를 올리러 갔다가 바얀신 상 목이 뎅겅 잘려있는 것을 발견하고 울부짖으며 괴로워합니다.
한편, 취재진은 밍의 집이 아침이 되면 심하게 어질러지는 것을 발견했고 가족들의 동의를 얻어 집 안 곳곳에 카메라를 설치합니다. 밍은 처음엔 그저 방을 어지르는 정도의 행동을 하지만, 퇴마일이 가까워질수록 점점 끔찍한 일을 저지르기 시작합니다.
식탁 위에 올라가 용변을 보거나, 잠든 가족들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키우는 개를 삶아 뜯어먹는 모습까지 확인한 마닛과 취재진은 경악하죠. 그때 밍이 마닛의 아들을 데리고 사라집니다. 온 가족과 취재진은 밖으로 나가 급하게 밍과 아기를 찾아다니는데요. 공터에 버려져있던 아들을 발견한 마닛은 칼을 든 밍에게 습격당하지만 목숨은 구합니다.
퇴마일 하루 전. 님이 연락을 받지 않는 것을 걱정한 노이가 님의 집으로 찾아가는데요. 억지로 문을 뜯고 들어가자 님이 잠자다 죽은 채로 발견되고, 노이는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오열합니다. 노이와 마닛은 우려를 표하지만 싼티는 예정대로 퇴마를 진행하겠다 말합니다.
대망의 퇴마일.
얼굴을 천으로 감싼 누군가가 사람들의 안내에 따라 퇴마 장소로 향합니다. 싼티가 주문을 외우자 천을 감싸고 있던 누군가는 온 구멍에서 피를 뿜으며 괴로워하죠. 천을 벗기자 노이의 얼굴이 드러납니다. 위험천만한 상태인 밍 대신 노이가 밍 대신 악령들을 유인해내는 유인책이 된 것인데요.
밍은 집 자기 방 안에 갇혀있고, 문은 부적으로 봉인되어 있습니다. 밍을 지켜보는 건 마닛의 부인과 싼티 밑에서 일하는 사제, 그리고 취재진 세 명뿐입니다. 밍이 방 안에서 제정신으로 돌아온 듯한 목소리로 자신을 꺼내달라고 요청하자, 마닛 부인은 마음이 약해집니다. 밍의 방 안에서 아이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하자, 마닛의 부인은 크게 동요하며 보조를 밀치고 밍이 갇혀있던 방 문을 열죠.
방 문이 열리자
폐건물에서 의식을 치르던 싼티는 악령을 가둬둔 항아리를 들고뛰어내려 자살해 버립니다. 자신들의 지도자가 자살해 다들 당황하는데, 노이가 자신의 안에서 신이 느껴진다고 말하며 의식을 이어 진행하기 시작하는데요.
이에 다들 큰 의심 없이 노이를 따르기 시작하지만, 노이는 사람들이 피우던 향을 건네받더니 거꾸로 꽂아 불을 꺼 버립니다. 그러자 폐건물 안 퇴마에 참여한 모든 이의 몸에 악령이 쓰여 지옥도가 펼쳐집니다. 짐승의 혼이 들어간 사람들은 취재진을 마구 물어뜯고 마닛은 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자살합니다.
한편, 밍의 방.
당연하게도 아기는 없습니다. 아기 울음소리는 밍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죠. 밍은 마닛의 부인과 사제를 죽이고, 아기까지 해치운 뒤 이를 지켜보던 취재진도 죽여버립니다.
이후 폐건물에 도착한 밍은 노이와 마주칩니다. 노이는 밍을 보자 엄마의 모습으로 돌아와 밍을 도와주려는듯한 행동을 하지만, 밍은 노이에게 기름을 붓고 불을 붙여 살해합니다. 폐건물 구석으로 굴러떨어진 카메라에 아산티야의 이름이 쓰인 짚인형이 클로즈업으로 잡힙니다. 짚 인형에는 못이 가득 박혀있죠.
마지막 장면, 님의 비공개 인터뷰가 등장합니다.
퇴마의식을 앞두고, 제를 올리다 지친듯한 모습을 보이는 님. 님은 두려운 얼굴로 취재진에게 고백하는데요. 사실 정말 바얀 신을 모시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랑종 결말 해설
① 밍의 어머니는 신내림을 거부한 인물이며, 밍의 아빠 아산티야 가문에는 대대로 남자들이 단명하는 저주가 내려옵니다. 때문에 밍에게는 무당의 소질과 저주가 동시에 존재하는 셈입니다.
② “이 차는 빨간색이다” 스티커 태국에는 무당이 빨간 자동차를 끌면 대박이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퇴마 의식을 성공하기 위한 부적, 혹은 실패하더라도 피해 갈 수 있도록 악령의 눈을 속이려는 부적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③ 노이는 속임수를 통해 자기 대신 님이 랑종이 되도록 만들었습니다. 밍 대신 노이가 퇴마의식에 참여한 것 역시 신과 악령을 속이는 행동으로 보입니다.
④ 퇴마 의식을 도맡아 진행하던 싼티가 죽자, 노이가 ‘바얀신이 느껴진다’고 말하면서 뒤이어 사람들을 통솔하기 시작합니다. 허나 결과는 참담하죠. 선한 신이었던 바얀신이 악하게 물든 것이라는 해설이지만, 애초에 선악이 모호한 신이라는 해설이 타당해 보입니다.
⑤ 님은 작중에서 신의 존재에 대해 의심을 갖다 사망합니다. 믿음을 잃은 죄로 신이 벌을 내린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영화는 님처럼 잠들듯 사망한 것을 라이따이(축복)라 부른다고 알려줍니다. 바얀 신이 님에게 축복을 내린 것이라 생각하면 바얀이 고통받던 님에게 평온을 주고, 자신을 거부하던 노이를 통해 자신을 섬기던 랑종의 대를 끊는 행동을 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랑종 감상 후기
"이거 태국판 곡성이네!"
너무 무섭고 끔찍하다는 시사회 리뷰가 많이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랑종의 호러도는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아시아 공포영화와 비슷한 정도였습니다. 영화 초중반, 태국의 무속신앙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 전개는 몰입이 잘 되고 흥미로워요.
이에 비해 후반부의 몰아치는 전개 및 연출은 다른 공포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 상대적으로 흥미가 떨어졌달까요? 엔딩씬이 화제였던 아래 티저를 보시면 대충 아실 것 같아요.
영화 속 호러 요소의 대부분은 악령에 빙의된 밍의 소름 끼치는 1차원적 행동이 제작진의 카메라에 잡히는 것인데, 후반부엔 밍이 거의 계속 등장하기 때문에 호러 장르에 면역이 있는 관객이라면 밍의 기괴한 모습에 금세 익숙해 질지도!
이야기 주제나 전개, 세세한 설정 면에서는 나홍진 감독의 전작인 ‘곡성’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구토, 동물 살해 같은 원초적 호러 요소, 성 관련 민감한 장면이 포함되어 있기에 비위가 약한 사람이나 등장인물에게 공감을 잘 하는 사람, 호러 영화 초보자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후반부는 카메라를 손에 들고 움직이는 장면이 많기 등장하므로 어지러움을 쉽게 느끼는 사람들도 관람을 피하시길!
외국의 민간신앙 문화에 관심이 있거나, 페이크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공포영화를 좋아한다면 적당히 볼만할 것 같네요.
미리 읽는 랑종 무서운 장면
초반부 밍이 화장실 세면대에 서서 괴로워하는 장면을 촬영하다 들키는 장면.
후반부 집 안에 설치된 관찰카메라에 찍힌 밍의 기괴한 행동들. 어둠 속에서 몸을 비틀며 걸어 다니고, 생고기를 게걸스럽게 먹고, 개를 삶아 먹고, 잠자는 가족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갑자기 카메라 앞에 불쑥 등장하는 등.
풀숲 사이에 숨어 울음소리를 내다가 갑자기 칼을 들고 달려오는 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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